예정일이 다가오면서 하나씩 구매하게 되는 출산 준비물.
육아용품 검색은 몇달동안 나의 주된 임무였다.
무얼 사야하는지 찾고, 어떤 제품이 좋은지 엄마들의 후기를 죄다 읽어보고, 또 최저가 검색을 하고....

내 거 사는 거였으면, 그냥 대충 맘에 드는 걸로 골랐을텐데, 아이의 물건을 사는 건 그리 대충하게 되지가 않는다.
예전엔 임산부 카페에 다른 엄마들의 얘기를 보면서, 굳이 저렇게까지 요란을 떨어야 하나 생각했었는데
닥치니까 나 역시도 그러고 있더라는 거. 내가 해외직구까지 할줄이야... ㅋ

너무 많은 검색질로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지만, 모든 걸 내 마음에 맞게 살 수 있어 - 물론, 자금의 압박은 있었지만 - 내 생애 가장 즐거웠던 쇼핑.
감 놔라 배 놔라 많은 태클이 들어오는 결혼관련 쇼핑보다도 훨씬 더.

출산 준비물을 사놓으니 꿈이가 세상에 나오는 것이 더 기다려졌었다.
내가 고심 끝에 준비한 물건들을 잘 사용해주는 것을 상상하면서...

이 글을 출산 전에 쓰고 싶었는데, 예정일보다 2주나 앞당겨 꿈이를 맞이하는 바람에... ㅎ;;;
그래도 기록해두고 싶은 나의 노력들.



바느질도 서투른 내가 한땀한땀 모든 정성을 쏟아부어 만든 배넷저고리 세트.
손이 많이 가긴 해도 태교 겸 만들고 나니 어찌나 뿌듯하던지.



지인들에게 받거나 구매한 배넷저고리, 우주복, 내복, 바디슈트, 외출복
나보다도 먼저 꿈이의 옷을 사다 준 주변의 지인들에게 무지 감사~
요즘 하나둘씩 입혀보면서 패션쇼를 하고 있는데 어찌나 귀여운지... ㅋㅋ


기저귀 커버와 가제 손수건, 방수요 속싸개 담요.
천기저귀를 쓰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한 기저귀 커버.
시도때도 없이 싸는 2달이 지나면 천기저귀를 써야지, 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는데
요즘의 모습을 보면,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의심이 든다.
하루에 열댓번은 갈아줘야 하는데, 천기저귀... 나 할 수 있을까??


수유용품들과 목욕 및 세탁용품
다행히 다들 유용하게 잘 쓰고 있다. 모유도 잘 나오고....
꿈이가 커서 저 오리를 가지고 목욕하며 노는 모습이 무척 기대된다.


바디용품들. 나를 해외직구에 빠지게 했던 장본인들. ㅋ
유해성분 없이 좋다는데 해외사이트에서 직접 사면 가격마저 저렴한지라 질러버렸다.
직구를 즐긴다고 다 극성맘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ㅎㅎㅎ


기저귀 정리함.
역시 직구를 통해 구매한 기저귀 정리함.
많은 사람들이 산다는 국민기저귀함이 있는데, 난 그게 너무 커 보여서 그닥 내키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아마존에서 발견하게 된 정리함.
저렇게 애기용품들 넣어서 거실 한켠에 두면 깔끔.


이유식 용품들과 장난감.
이유식 용품들과 배고픈 애벌레 인형은 사실, 사용하기에 아직 멀었다. 100일은 되야...
그런데 직구하다보니, 비싼 배송료의 뽕을 뽑기 위하서 하나둘씩 넣게되더라는... 이게 직구의 가장 큰 단점;;
그리고 팽에게 받은 장난감 세트.
알록달록한 색감이 너무 예쁜 이 장난감들을 요즘 하나씩 꿈이에게 쥐어주고 있다. 물론, 아직 어려서 제대로 갖고 놀진 못하지만.
얼른 자라서 장남감 손에 쥐고 웃는 모습 보고 싶다.


그리고 형님들께 받은 유모차.
유모차 사줄께, 하시더니 통큰 형님들 정말 좋은 유모차를 사주셨다.
어제 처음으로 꿈이를 요람에 뉘어 밖에 바람쐬러 나갔는데, 아 어찌나 맘에 들던지.
핸들링은 정말 예술이다. 흐흐흐~

지금까지 구매한 많은 것들, 그래봤자 100일까지의 용품에 불과.
앞으로 성장에 맞춰 사야할 것들이 끝도 없겠지?
휴~ 좋은 거 많이많이 해주려면 돈 많이 벌어야겠다.

AND

대화호신술
카테고리 자기계발 > 화술/협상 > 대화와화술
지은이 바바라 베르크한 (새로운제안, 2010년)
상세보기

10.06.22 ~ 10.06.24

신랑씨와 하루가 멀다하고 싸우던 때가 있었다.
섭섭한 마음, 문제가 되었던 계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은 채 그냥 넘어가고 넘어가고, 그러다보니 이젠 진짜 별거 아닌 사소한 거에도 대폭발이 일어나는 거다;;;
친구가 예전에 마치 전도사처럼 추천하고 다니던 <비폭력 대화>라는 책이 떠올라 그 책 좀 빌려주~ 하여 읽고, 오~ 깨달음의 세계를 접하는 듯 했으나, 마음의 평정도 잠시, 다시 내 마음은 들끓는 활화산과 같았달까...

그날도 학원 나오기 전에 신랑씨가 던진 사소한 말에 마음이 상해버렸는데,
그래, 이 아저씨에게 어떻게 이쁘게 말하면 좋을지 알려주는 책을 선물하자 싶어서 서점에 갔다가
되려, 나에게 강한 메세지를 발사하는 이 책을 만나버렸다. 결국 두개 다 구매.
(신랑씨에게 사준 책은  <이럴 때 이런 대화법 67> 이었다.)

책의 전체 제목이 <싸우지 않고 이기는 사람들의 대화호신술>이지만, '이기는'의 부분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싸우지 않고 현명하게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내게 필요했다.
또, 나는 - 신랑씨에게는 곧잘 화를 내면서도 - 이상하게 그 외 사람들에게는 화를 못내는 이상한 경향이 있어서, -_-;;
2010/04/22 - [타인에게 말걸기] - 화 잘내는 방법
그래서 이 책을 슬쩍 들쳐본 후, 유혹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쉽고 간결해서 쑥쑥 읽히는 책. 이틀만에 완료.
내게 필요한 대처법과 조언이 쏙쏙 박혀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나보고 도인이 되라는 선하디 선한 메세지가 아니라,
화를 폭발시키지 않으면서도 상대의 날카로운 칼끝을 돌려버리는 - 그래서 이상하게 희열을 느끼게 하는 ㅋ-
그런 내용이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때로는 조금 식상한 조언들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의미심장한 미소와 함께, 이거라면 나도 해볼 수 있겠다 하는 팁들이 많이 들어있다.

책의 제일 마지막엔 '까다로운 사람들'에 대한 생각의 전환도 곁들여 있는데,

- 까다로운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 다만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p.251)

- 까다로운 사람들은 ... 당신이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적수처럼 행동하고 있을 뿐이며, 당신이 훈련을 거듭할 수 있도록 신경을 거슬리는 적수 역할을 훌륭하게 해주는 파트너이다. ... 우리의 약점을 알고 있는 그들은 계속 우리의 약점을 건드려준다. 당신은 상대가 약점을 그만 건드려 주었으면 하고 바라겠지만, 당신 스스로 약점을 극복한 후에야 비로고 상대의 행동이 중단된다. (p.252)

'난 최고의 훈련 파트너일 뿐이야 ㅋ' 라는 생각과 함께 왠지모를 웃음이 배어나왔다. ㅋㅋㅋ


신랑씨와 나는 대화를 격하게 하며 싸우는 편이 아니라 이 책의 많은 부분은 우리의 사례와 일치하진 않았지만.
상대의 말을 오해하지 않는 방법, 스스로 악의를 만들지 말 것, 내 말이 옳다는 주장의 무의미함 등등의 내용은
확실히 내 안의 화를 다스릴 수 있게 만들었고, 신랑씨와 싸우지 않고 평온한 날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어쩌면 더 효과적으로 나의 뜻을 전달할 수 있게 된 거 같기도 하다.

너무 많은 논쟁에 휘말려 계신 분들이나, 혹은 또 나처럼 제 때에 화 잘 못내고 나중에 뒤돌아서 화를 못낸 바보같은 자신을 탓하기만 하는 분이 계신다면, - 특히 회사생활에서 유용할 거 같다 - 요거 한번 읽어볼 만 하다고 얘기드리고 싶다. 흐흐.


<Tips>
- 입방정을 떠는 상대에게 두번째 기회를 제공하라, 즉 되묻는 전략으로 진상을 밝혀라. '그게 무슨 뜻이죠?'
     약간의 자제심이 필요하긴 한데, 오해를 풀 수도 있고, 상대가 그 공격성 발언을 풀이하기 시작하면서 공격력이 약해진다.

- 말로 인한 상처는, 우리 자신의 생각이 만들어 낸다. 악의 없는 말을 악의 있게 해석하지 말자.

- 상대의 쓸데없는 말에는 그냥 침묵으로 반박하자.
     적절한 말이 떠오르지 않아 어쩔수 없이 하는 침묵이 아니라 '의도적인 침묵'

- 상대가 멍청한 말, 살짝 삐딱한 말, 허튼 말을 할때는 '그런가요' 한마디만 해주자.
     상대의 독침이 날아오다 힘 빠져 그냥 떨어질 것이다. 단, 비꼬는 말투가 아닌, 정말 무미건조한 '그런가요'.
     최고의 응징은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다.

- 누군가의 놀림, 불쾌한 말을 들었을때 그 공격자가 남자라면 - 내게 그렇게 느껴지긴 했어도 - 악의가 담긴 공격이 아닐수 있다.
     그들의 세계에서 평화롭게 그냥 쓰여지는 방식일 뿐. 남자들의 세계가 여자들에게는 이상하게 보여도, 남자들 사이에서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방식이듯이, 그걸 고려하면, 나에게도 아무 문제 되지 않을 것이다.

- 오만한 상대는 차라리 과격하게 칭찬해줘라. 상대를 끌어안아 움직이지 못하게.
     오만한 사람은 자기가 위대해지고 싶어 그러는 것이니, 그냥 상대의 소원을 들어줘라. 되려 그의 오만함이 진정된다.

- 상대가 객관성을 잃거나 공격해 올때, 끊없는 불평을 늘어놓을 때, 화제를 돌려버려라.
     삐딱한 말에 대꾸할 필요도 없고, 관계를 해치지도 않는다. 상대가 그런 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면,
     나는 그 말을 자유롭게 돌려버릴 권리가 있다.

- 완전 강한 상대, 누가 봐도 못됐고 독설가인 사람이 공격하면, 뻔뻔하게 동문서답을 해라.
     뭔가 의미가 있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는 한마디를 날리면, 상대가 혼란에 빠진다.
     nonsense에는 nonsense로 대응. 속담이나 격언 한마디가 최고.

- '누구의 말이 맞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때로는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려는 의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 '내 생각은...' 이라는 주어를 빼먹지 말 것.
      빼는 순간 나의 견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사실인 것처럼 말하는 오류를 범해서 토론 및 대화가 격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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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사람을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들려고 하지 마라. 차라리 좋은 기분을 만드는 데 삶의 에너지를 투자하라. (p.88)

- 다른 사람이 당신에게 하는 말은 순전히 그 사람의 생각일 뿐이다. 그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믿는다. 그렇다고 당신까지 그 사람의 생각을 믿을 필요가 없다. (p.192)

- 우리는 왜 자신이 옳다는 것을 주장하려 할까? ...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견해나 입장을 우리 자신과 동일시 한다. ... 달리 표현하면 " 내 의견이 바로 나이며, 내 의견을 공격하는 사람은 나라는 사람을 공격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띠문에 우리는 우리의 견해가 틀렸다고 지적을 당하면 쉽게 화가 난다. (p.231)

- 까다로운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 다만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p.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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